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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람이 없는 길에서 잠시 마스크를 벗었다. 그 순간 찬 공기가 내 코로 들어왔고 폐를 거쳐 내 상체 어딘가 깊은 곳으로 들어오는 걸 느꼈다. 이내 공기는 도로 나가고 나는 한참을 그 자리에서 공기를 받아들였다. 그렇게 공기가 들어오고 나가는 동안 내 몸 속에서는 깊고 다양한 감각이 생겨났다. 새삼 내가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이 소중하게 다가왔고, 마치 지구와 소통하는 듯 했다. 찬 공기를 들이마시면서도 나는 따뜻했다. 안락하고 편안했다. - 그리고 이 기분을 알게 된 스스로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사람들한테 얘기를 했다. 다솜언니는 감정이 아니라 감상이라고 했다. 사실 뭐가 다른지 모르겠지만 누군가가 받아들이기에 이 기분이 감상이라면 감상을 한 내가 좋다. 앞으론 감성적이지 않다는 말을 들을 때, 난 감상을 ..
사람 속은 어린 아이 같아도 예의를 갖춰야 할 순간은 성숙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적이 있다. 어느 순간에는 또 마음은 성숙해도 행동은 어린 아이 같아서 편안함을 주는 사람이고 싶기도 했다. 모든 수식어를 어우르는, 그리고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즐기는 사람. 그게 내가 되고 싶은 나인 것 같다. 강현세_
타투 1월 2일에 타투를 했다. 마음에 꼭 든다. 5년 전 부터 타투를 하고 싶었는데 항상 고민만 하다가 끝이났다. 그러다가 최근 한 순간의 기분에 이끌려 타투를 하게 됐다. 순간의 기분이라고 느꼈지만 사실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. 1) 오래 전부터 하고 싶던 나비 모양의 타투였고 2) 하리언니의 그림이었다. 그래서 별 고민 없이 저질러버렸다. 타투를 하는데 반팔이 편할 것 같았다. 그래서 잠옷 위에 옷을 입고 갔더니 언니가 호랑이가 나비를 탐낸다면서 계속 웃었다. 사실 별로 안 웃긴데 언니가 그거에 웃는게 너무 웃겼다 ㅋㅋㅋㅋㅋㅋ그래서 엄청 웃었닼 하고나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. 나비 밑에 동그란 건 특별한 의미가 있어? 아니면 나비 똥이야? ㅋㅋㅋㅋㅋㅋ 똥이다. 똥 사실 모른다...
Wuli Ziqi 앙 즈치, ~♡~ 크리피한 한국남자 이야기를 하면서 ‘오빠랑 라면 먹고 갈래?’를 알려줬더니 이렇게 계속 써먹는다.🍜 아직도 자기가 언니가 아니라 오빠인 줄 알겠지ㅋㅋㅋ 저 귀여운 바보자식은 80살이 되어도 저럴게 분명하다. 그리고 나는 그런 즈치가 사랑스럽다. 그립다. 베네치아는 잊을 만 하면 그 곳에서 함께한 사람들로부터 시그널이 온다. 마치 잊지 말라는 듯, 운명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듯이. 그래서 잊을 수 없고 사무치게 그립다. 베네치아는 그렇게 늘 내 가슴 속에 남아있다. 한 곳에서 서로의 시간을 공유한 사람들과 함께
자전거 처음으로 마음에 드는 사진이 찍혔다. 이유가 궁금해졌다. 그래서 생각해봤다 1. 보자마자 찍고 싶어졌다. 보통 사진을 찍고 싶어서 찍을만한 곳, 잘 나올 것 같은 사람 아니면 그럴만한 물체를 찾아서 찍는다. 카메라를 접하고 처음으로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들어 찍고 있는 나를 발견한 순간이었다. 2.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찍지 않았다. 이 사진을 찍으면서 자전거 주인들이나 자전거가 쓰러진 이유와 같은 것들에 집중하지 않았다. 아직도 저 자전거의 히든 스토리(?)에 대해서는 궁금하지 않다. 사진을 찍으면서 각각의 자전거에 담겨있을 다양한 것들을 제한하지 않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. 그 무한함에 이끌렸나보다.
상태 강현세_
베네치아 리도에서 - 아마도 출근 길 얘 뭐래니? 귀엽네 ㅋㅎㅋ 아름다운 아침 바다를 보고 정신이 나갔나봐. 2019.06.02 오늘도 어제에 이어 날씨가 참 좋다. 이탈리아 사람들은 줄 서는 법을 모르는 듯 하다. 조금씩 앞으로 한 발짝 내딛는 그 좁은 보폭의 발걸음이 익숙하다. 한국에서도 이런 밝은 햇살을 맞이할 아침이 있을까? 그 곳에서는 새로운 아침이 기다릴까 아니면 내가 그 곳에 있었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여기와 같은 아침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? 책을 많이 읽고 싶다. 글을, 그리고 내 생각을 아주 잘 전달하기 위해선 필수적이라는 걸 알고있다. 노력해야한다.
마지막 프로젝트 4개월이 까마득했던 영상 프로덕션에서의 인턴 생활이 거의 끝나간다. 매일 새로운 이슈들로 인해 내가 한층 더 단단해졌다. 퇴근 없는 주말도 지내보고, 전혀 모르던 에펙과 함께 철야도 하고, 새벽에 고객사와 통화하면서 골머리도 써봤던 그 시간으로 나는 조금 더 옹골진 사람이 되었다. 그때 느꼈던 날 것의 생각들을 기록하지 못한 것이 조금 후회된다. 후회가 없는 사람이고 싶었으나 나도 한 낯 인간이니까. 하하. 이제는 세세한 감정들이 기억에 남지 않아 속상한 기분을 담아 앞으로는 블로그를 더욱 자주 쓰게 될 것 같다. 이제 마지막 프로젝트 하나만 남아있다. 한 스텝만 남아있는 상황이 언제나 가장 아쉬운 순간이다. 내가 맡았던 그 어떤 프로젝트보다 더 만족스러운 마무리를 짓고 가고 싶다. 마음대로 되진 않겠지..